비슷한 시기에 태어나 강렬하지만 짧은 생애를 살다간 강경애와 백신애는 일제강점기 한국문학계를 대표하는 여성 작가로 손꼽힌다.
1907년생 강경애와 1908년생 백신애는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여성 작가로 활동하다가 짧은 생애를 살았다는 공통점 밖에는 없다. 하지만 당시 몇 안 되는 여성 작가로서 가부장적인 사회의 억압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신여성의 삶을 다양한 각도에서 다루고 있다.
강경애는 여러 작품들을 통해 일제강점기 극심한 가난을 겪는 하층민 여성의 삶을 작품화 했던 것과 달리 에 비해 다.
강경애는 「그 여자」에서 자신의 미모에 집착하는 신여성 ‘마리아’를 부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가난을 모르고 허영에 들떠 이중 잣대로 세상을 평가하고 있는 여성 지식인을 비난하고 있는 것이다.
백신애는 극심한 가난과 봉건적 인습의 굴레에 갇힌 여성들의 비극에서 멈추지 않고, 그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를 표현하고자 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백신애의 단편소설 「낙오」는 그의 문학 세계를 잘 표현한 작품 중 하나이다.
부모가 정해준 배우자와 결혼하는 봉건적인 관습을 거부하고 유학을 떠나는 ‘정희’와 이를 부러워만 하고 감히 실행하지 못하는 ‘경순’의 깨달음을 통해 1930년대 신여성의 삶의 지평을 제시하고 있다.
강경애(1907~1943)
황해도 출신의 소설가이자 언론인.
국내외, 간도에서 항일투쟁을 벌인 사람들의 삶의 실상과 하층민들의 불우한 현실 등을 있는 그대로 독자에게 알리는 것을 작가로서의 자신의 의무로 생각한 작가는 자신의 소설작품에 현실적인 문제를 반영시켰다.
나라를 잃은 식민지 시대에 아버지마저 잃고 가부장적 시대의 가난한 여성이라는 삼중고를 온몸으로 겪으면서도, 여성 특유의 섬세한 묘사와 필체로 이를 고스란히 글로 표현해온 소설가이자 언론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식민지 시대의 투쟁적 인간상을 그린 「인간문제」, 「파금」, 「지하촌」, 「소금」, 「어머니와 딸」 등이 있다.
백신애(1908~1939)
일제강점기에 활동한 한국의 여성 소설가.
경상북도 영천에서 출생했다. 어려서 독학하다가 16세에 영천 공립보통학교 졸업반에 편입학했다. 대구사범학교 강습과에서 수학했고 이어 경북 자인공립보통학교에 부임했으나, 곧 사임하고 상경했다.
어려서부터 독서광이었다. 사회주의 운동을 하는 오빠의 영향을 받아 여성동우회, 여자청년동맹 등에 가입해 활동하다 결국 권고사직을 당한다. 이때의 경험이 소설이 되어, 192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박계화’라는 필명으로 「나의 어머니」를 발표하며 문단에 등단했다.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음에도 자신을 얽매던 가부장적이고 보수적인 집안의 분위기에 항거했으며, 사회주의 활동 및 이에 따른 여성운동의 길을 걸었다. 1939년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가 남긴 작품은 총 20여 편으로 많은 수는 아니나, 작품 세계의 면모는 비교적 다양하다고 할 수 있다.
대표작으로 「복선이」, 「채색교」, 「적빈」, 「악부자」, 「빈곤」 등이 있다.